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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대한 소고
작성 大蟒 글정보 Hit : 64, Date : 2025/03/14 15:02 (ip : 112.173.136.*)
공부에 대한 소고

한문공부(이하에선 ‘공부’라 칭함)하려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 어려움이 있다. 시원시원 해석하고 싶은데 도무지 뭐가 뭔 소린지 모른다는 점이다. 여기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공부에 대한 의지부족이다. 이 세상 무슨 일 됐든 절반쯤 미쳐야 이뤄내는 것이지 적당한 시간 때우기와 교양청취의 어영부영한 마음으로 공부하련다면 맨날 그타령이다. 최소한 하루 2시간 일주에 3회 이상 몰입할 경우 똑똑한 사람은 6개월, 어중간한 사람이면 1년, 나 같은 둔재는 3년이면 논어 맹자의 본문과 집주를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전제해야 할 점 있다. 공부하려는 이유가 또렷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생명체는 왜 태어났는가 그리고 사람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진 사람이라야 그에 대한 답을 궁금해하고 그 해답 중 하나로서 동양성현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가를 살핀 후 자신 삶의 방향을 찾으려는 욕구가 간절해진다는 점이다. 이 것이 바로 종교(宗敎-큰 가르침, 修道之謂敎)다. 大學에서 心不在焉視而不見聽而不聞食而不知其味라 했는데 여기서의 在焉이 바로 우주와 인간의 삶에 대한 처절한 관심을 말하는 것이다.
둘째, 기본소양 터득을 위한 노력의 부족이다. 공부하려면 국문법의 주어나 서술어 또는 목적어 따위의 문장성분에 대한 이해와, 명사 부사 따위 품사의 이해가 필요하다. 20년 넘은 감나무에 매달린 말뚝 감의 개수를 헤아리려면 일정부분 면적의 개수를 센 다음 전체면적을 곱하면 쉬우니 가감승제를 알아야 되는 것처럼 한문을 이해(문리터득)함에는 문장의 성분과 품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는데 특히 허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선행하면 공부가 쉽다. 예컨대 心之所之謂之志란 문장속에 쓰여진 之의 의미를 알려면 품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셋째, 작전의 실패다. 공부하기 위해선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답해줄 선생과의 인연이 따라야 한다. 나아가 학생의 질문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선생이 근기에 따른 방법을 안내해준다. 그 안내 속에서 자신과 질문자 위치와 공부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가끔 겉 멋을 즐기느라 글 읽을 줄 모르면서 논어나 주역 보려는 경우있는데 금지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어거지로 漢字를 익히련다면 소용없다. 가끔 한자자격증 취득하려 샛길로 빠지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데 소용없는 일이다. 漢字는 문장속에서 이해한 후 익혀야 할 일이지 문장과 동떨어진 한자는 외워봤자 도루묵이다. 초학은 童蒙先習이 좋다. 한글자 한글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연결시켜야 하는데 연결되지 않으면 반드시 선생에게 물어야 한다. 이렇게 연결시켜 공부하면 초학일지라도 신출한자 50내지 100자까지를 1회 공부의 분량으로 익힐 수 있다. 이렇게 연결할 줄 안 후 크게 소리내어 50번쯤 딥다 읽으면 거의 암기된다. 이런 과정으로 동몽선습을 익힌 후 명심보감의 절반쯤, 5언과 7언절구의 한시 50수, 그리고 擊蒙要訣을 완독하면 漢字론 2,500자쯤 자연스레 익혀지고 문리 또한 터득된다. 그후 孟子 梁惠王上下를 거쳐 大學序文과 名文이라 읽혀지는 글 10여개를 읽은 후라야 論語란 책장을 넘길 수 있다. 論語의 내용은 무지 좋지만 글 배우는 교재론 좋지 않다. 왜냐하면 문장성분의 생략이 많고 정치와 도치의 語順도 어수선하기에 문리가 터득된 이후라야 읽을 수 있는 책이지 擊蒙要訣이나 孟子 따위의 글을 손가락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論語는 글 속에서 공자님 마음속을 헤아려야 하는 것이지 論語나 周易이란 책으로 문리터득하련다면 미적분으로 가감승제 익히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리한다. 국문법의 대략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1회 공부에 신출한자 50자 내지 100글자 소화할 수 있다. 예컨대 童蒙先習은 天地之間萬物之衆惟人最貴所貴乎人者以其有五倫也로 시작되는데 모두 23字다. 중복된 글자를 제외하면 신출한자는 대략 20자쯤 될 것이니 이런 문장 5개 읽는다면 신출한자는 100글자다. 1회 공부에 이런 5개 문장 어려운가? 이 글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매 글자를 연결시키되 모르는 부분 있으면 선배나 선생에게 물어 궁금점을 풀어야 한다. 이 궁금점을 해소하지 않은 채 얼렁뚱땅 넘어간다면 공부는 깝깝하다. 내가 글자 수를 모두 헤아리진 않았으나 四書인 論語, 孟子, 大學, 中庸의 신출한자는 3,000자 넘지 않을 것이다. 하루 100글자를 읽는다면 3,000자라 해봤자 1개월이다. 7언절구 1수면 28자니 3수면 84자다. 어려운가? 미리 겁먹고 自暴自棄하는 것이지 맘 먹고 달라붙는다면 해 낼 수 있다.
여기 사이버서원의 기초한문법과 문장패턴풀이의 과정이 있다. 좋은 프로그램이다. 아쉬운 점은 학생들의 질문이 없다. 초학은 다른 학생의 질문에서 많은 공부가 이루어진다. 반대해석하면 질문없는 학생들은 공부하지 않는 집단이란 점이다. 그리고 공부의 끝은 시원하게 글 해석하는게 아니고 인간이란 무엇이고 조물주(하나님, 신, 부처, 본성, 태극)와 나의 관계는 무엇인가를 책 속에서 찾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擊蒙要訣에선 初學先須立志必以聖人自期라 했고 呂氏는 君子所以學者 爲能變化氣質而已 德勝氣質則愚者可進於明 柔者可進於强 不能勝之則雖有志於學 亦愚不能明 柔不能立而已矣 蓋均善而無惡者性也 人所同也 昏明强弱之稟 不齊者才也 人所異也라 했으며 莊子는 瞽者無以與乎文章之觀 聾者無以與乎鍾鼓之聲 豈唯形骸有聾盲哉 夫知亦有之라 했고 周易에선 元亨利貞이라 했으며 般若心經에선 色卽是空이라 했는데 모두 같은 말이다. 동양의 고전을 통해 한 소식 듣는 여러분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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